소쇄원이란 말 그대로 맑고 깨끗한 곳이라는 뜻을 지닌 곳입니다. '소쇄'라는 말이 계속 되내어도 예쁘게 느껴지는 소쇄원은 조선시대 양산보(1503~1557)가 조성했다고 전해지는 민간 정원입니다. 양산보는 기묘사화 이후에 세속을 떠나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와 소쇄원을 조성했다고합니다. 이후 3대에 걸쳐 완성한 곳인데 조선시대 사림문화의 교류처 역할을 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의 소쇄원이었지만 한가롭고 조용한 정원 속에도 이렇게 옛 문인들이 시를 짓고 글을 읊었던 곳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사진 속은 '광풍각(光風閣)'입니다. 광풍각의 뜻은 '비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라고 하네요. 광풍각 마루에 잠시 누우니 바람이 솔솔 .... 옛 문인들은 이곳에서 어떤 글을 지었을지 궁금합니다.
광풍각 마루에 누워 바라본 풍경 -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소쇄원 다람쥐 - (믿거나말거나 ^^;;)
광풍각에서 한참을 쉬어갔는데 코앞까지 다가온 다람쥐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얼마만에 다람쥐를 마주하는 것인지 ... 멀리서 찾아온 손님인 것을 알았는지 다람쥐도 저희 주위를 계속 뱅글뱅글 돌며 움직이다가 이내 담장 너머로 사라집니다.
죽녹원 못지않게 대나무들과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져있습니다. 더불어 물소리도 함께 흐르는 것이 ... 이런 곳에 집한채 있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광풍각의 아름다운 현판 -
이곳은 소쇄원의 제월당(霽月堂)입니다. 뜻은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고 하네요. 지난 도산서원에서도 그렇고 소쇄원에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선조들의 건물 이름 짓는 실력은 가히 최고가 아닌가 합니다. 요즘의 뜻모를 외국어가 넘쳐나는 간판보다 이름 하나하나 깊은 뜻을 지니고 있는 현판들 .... 그 속에 담긴 뜻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 또한 자연스럽게 지니게 될터이니 그 또한 본받을 점이 아닌가합니다.
거의 5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지금 사는 사람들도 교감할 수 있는 정원이라는 사실이 문득 사진 속 제월당에서 해설사 아주머니의 설명을 듣고 박수를 치던 여행객들의 모습을 더 인상깊게 하는 듯 합니다.
소쇄원을 나오는 길에 마주친 오리들 ... 한녀석은 열심히 물속에 머리를 박고 먹이를 찾고 있네요. 담양여행에서 죽녹원의 대나무숲과 함께 들러보아야 할 아담한 정원인 소쇄원.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 속에 조화된 우리 정원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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