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소래포구 속으로 Zoom in ①'에 이어서 소래포구 이야기를 계속 이어보겠습니다.
가게 진열대 위에 가득히 놓여있던 멸치 상자들 .... 특유의 멸치향이 사진 너머로도 전해지는 듯 합니다. 뒤에는 굵은 멸치, 앞으로 올 수록 잔 멸치가 있군요. 굵은 멸치는 주로 국물을 우려내는데 사용하고 잔멸치들은 볶음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멸치는 비늘이 안 벗겨지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옛말로 멸치를 멸아, 멸어, 몃이라고도 불렀는데 아주 자세히?! 보면 멸치들도 이빨이 있다고 하네요. 유럽에서 엔초비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멸치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것입니다. 일종의 유럽식 젓갈?!이라고 보면 될까요 ... ? ^ ^ ;;
오징어 젓갈을 사시는 아저씨 ....
매콤한 오징어 젓갈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에 올려 먹으면 제맛인듯 합니다.
따스한 햇빛이 스며드는 건어물전입니다. 마른 멸치며, 새우, 오징어, 쥐포 등등 .... 건어물 가게에서 나는 마른 오징어향이 어서 불에 굽고 싶은 충동을 일으킵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외국인 친구와 마른 오징어를 살 일이 있었는데 오징어를 어떻게 말렸길래 이런 모습을 할 수 있냐며 신기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더불어 마른 오징어향이 독특하다며 .... 슬며시 코를 쥐던 녀석.. 하지만 불에 구워주니 쩝쩝거리며 열심히 씹던 친구. 고국으로 돌아간 후 가끔 한국음식이 생각난다며 학교 근처 한식당에 비빔밥 비비러 간다고 메일을 보내곤 합니다. :)
건어물 가게에서 구입한 쥐포.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입이 심심하면 이 쥐포만한 것도 없습니다. 혼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타닥타닥 가스불에 쥐포를 굽노라면 ....... 어느새 집안 가득 쥐포 냄새가 ... -_- ;; 마른 오징어와 쥐포 구울 때 환기는 필수입니다.
포구답게 간조 때라 갯벌위에 정박해 둔 배가 보이는군요. 이 쪽은 배가 드나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배의 선장님은 보이지 아니하고 ... 만선의 꿈을 이루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시에 항이 아닌 포구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이 반갑지만 그보다도 갯벌이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많이 사라졌는데 이만큼이라도 남아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개발도 좋지만 .... 이미 사라지고 난 뒤에 후회하는 것은 어리석음 일지도 모르지요 ....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골목을 벗어나니 이렇게 골목 바깥 쪽에 좌판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뒤에 풍선 할아버지의 모습이 제게는 특히 반가울따름입니다. 어렸을 때 놀이공원가면 손에 풍선들고 가다가 행여 놓치기라도 하면 하늘 위로 무심히 날아가 버리던 풍선 .... 그래도 높은 하늘 위로 세상구경에 나선 풍선이 한없이 부럽고 자유롭게 날아다닐 풍선을 생각하면 그래도 행복했었는데 훗날 과학시간에 고도가 높은 곳으로 풍선이 날아가면 압력차이로 인해 터져버린다는 사실을 배운 뒤로는 하늘을 나는 풍선에 대한 어린 시절의 동경 또한 멀리멀리 날아가버렸습니다.
자루마다 가득 쌓인 조개들 ... 요즘같이 날씨가 추웠던 겨울은 그래도 괜찮지만 더운 여름철에는 빨리 상하는 것이 조개류들이니 잘 보고 사셔야할 것 같습니다. 꼬막무침도 참 좋아하는데 ... 갯벌에서 꼬막캐기 체험을 했을 떄가 생각납니다. 갯벌에 발이 빠져서 발 빼려고 버둥거리다가 쥐가 나는 바람에 .... 고생고생 했지만 그래도 꼬막무침 좋아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D
사진 속에서 혹시 바닥에 놓인 소주병과 돗자리 발견하셨나요? 이렇게 돗자리 위에서 방금 뜬 회를 드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주위에는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 돗자리도 좋지만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이니 피크닉 테이블을 놓거나 아니면 앞의 갯벌과 포구 모습을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정리를 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유원지 놀러가면 한손에는 번데기 컵, 다른 한손에는 고동 컵을 들고 폴짝거리며 뛰어댕겼습니다. 친척 동생이 하도 번데기를 좋아해서 큰어머니께서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으시자 친척 동생이 당당하게 번데기 장수가 될꺼라고 말했었었죠. 그 동생은 지금 번데기와 전혀 상관이 없는 화학공학도가 되었습니다....^ ^ (혹시 상관이 있나요...?)
번데기도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 음식 중 놀라하는 것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보여준 것중에 제일 놀라 하던 것은 산낙지였구요.. 처음 번데기를 본 친구들은 어떻게 먹냐며 피했지만 나중에는 한번 맛 보더니 대부분은 잘 먹더군요. 잘 먹을거면서 뒤로 빼긴...
작년 대하철에 대하를 제대로 먹지 못했던 한을 풀듯 새우들이 한가득 입니다. 생새우를 사다가 집에서 왕소금을 솔솔 뿌려가며 굽는 새우구이 .... 아직 대하철은 멀었건만 입안에 침만 한가득 고여갑니다.
작년 아프리카 세네갈을 갔을 때 수산물 시장을 방문했었는데 그곳에도 생선이며 조개, 새우를 굽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야외로 뚫린 곳이었는데 원래 그곳 사람들은 조개구이 등을 해먹지 않았는데 한국 사람들이 그곳에서 조개구이며 새우구이를 하자 현지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는 바다에서 나는 소세지인줄 알았던 개불. 개불은 보통 갯벌에 U자 모양의 굴을 파고 삽니다. 회로 먹기도 한다는데 ... 한번도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문득 맛이 궁금해지는군요 ...
아 .. 개불이 정력제로도 좋다던데 ...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 ^ ^ ;;;;;;;;;;;
바다내음이 시장 골목골목을 가득가득 휘감고 도는 소래포구어시장.
가오리의 입이 이렇게 밑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전 저에게 가오리는 항상 :) 이런 웃는 모습을 늘 하고 있는 행복한 물고기였습니다. 가끔은 어른이 되어 많은 것을 안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느끼게 됩니다.
이것저것 해산물 구경, 시끌벅적한 시장골목, 낙조를 바라보며 건널 때 멋진 소래철교, 그리고 갯벌 위에서 노니는 갈매기들 -
구석구석 많은 이야기와 포구에서 한평생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소래포구 -
점점 현대적으로 변해가는 도시의 모습에서 흘러간 시간을 간직한 몇 남지 않은 곳이 바로 소래포구입니다.
싱싱한 해산물과 더불어 인천, 그리고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이야기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소래포구가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억과 추억을 간직한 공간으로 남아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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